바다에서 오는 버스 / 나태주

정진숙 2019. 7. 10. 08:24

아침에

산 너머서 오는 버스

비린내 난다

물어보나 마나 바닷가

마을에서 오는 버스다

 

바다 냄새 가득 싣고 오는 버스

부푼 바다 물빛

바다에서 떠오르는 해

풍선처럼 싣고 오는 버스

 

저녁때

산 너머로 가는 버스

땀 냄새난다

물어보나 마나 바닷가

마을로 가는 버스다

 

하루 종일 장터에 나가

지친 아주머니 할머니들

두런두런 낮은 말소리 싣고

지는 해 붉은 노을 속으로

돌아가는 버스다

<바다에서 오는 버스, 나태주시인>

 

 

여름 바다에서

짭조롬한

땀냄새가

배어난다.

소금기 묻은 해풍에

두런두런한

살아감의 애환들이

실려온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