송년의 노래 / 홍수희

정진숙 2020. 12. 31. 20:43


먼저 떠나는 너는
알지 못하리

한 자리에
묵묵히 서서
보내야만 하는 이의
고독한 가슴을

바람에 잉잉대는
전신주처럼
흰 겨울을 온몸에
휘감고 서서

금방이라도
싸락눈이 내릴 것 같은
차가운 하늘일랑
온통 머리에 이고

또 다른
내일을 기다리고 섰는
송년의 밤이여,

시작은 언제나
비장하여라!
- 홍수희시인, 송년의 노래

누구라도
한번쯤은 비장해지는 시간
송년이다.
떠나간 어느 한해가
만족스러울 리 있을까마는
올 한해는 유난히 더
아쉬움과 회한
가득한 나날이었다.
그럼에도
해마다 맞는 송년의 의미는
모든 지나간 것들을
소각하고
잊는 것에 있지 않을까.
새날 새 마음으로
새롭게 맞이하는 새해
송년의 경계엔
또 새로운 날의 시작이
맞물려 있다.

다시 힘차게 희망의 새해를
Happy New Year!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