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테고리 없음

열두번째 편지

정진숙 2010. 10. 4. 00:18

호준아, 마지막 한주 잘 보냈니?

고된 훈련에 수고 많았다.

잘 마칠 수 있도록 노고하신 중대장님 소대장님께 감사드린다.

늠름한 군인의 길로 안내해 주신 고마움 잊지 않고 기억하길.

훈련소로 보내는 편지는 오늘이 끝이겠다.

어떤 곰신님은 100통이나 손편지를 썼더구나.

남친을 위해 애 쓰는 마음이 감동스럽더라.

겨우 인터넷 편지 몇통 보낸 엄마에 비하면 대단한 정성이야.

그 분 영상편지에 사진 보냈는데 네가 볼 수 있으면 좋겠다.

이제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까 남은 군생활도 잘 마무리할 거라 믿어.

호준아, 자대는 또 새로운 도전이다.

용기로 부딪히고 성실하게 임하면 두려울 건 없다.

만사를 즐겁게 대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어.

이왕 겪어야 할 시간,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당당하게 시작하길 바란다.

그리고 매일 이렇게 주문을 외워 봐.

나는 강하다!!

나는 멋지다!!

나는 해낼 수 있다!!

내가 있기에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.

나의 존재가 없다면 모든 건 無가 된다.

나는 소중한 존재라는 걸 잊지말고 매사에 조심하고 신중하게 행동했으면 좋겠다. 

너의 첫번째 성공을 엄마는 진심으로 축하해.

네가 엄마 아빠의 아들이라는 게 고맙고 대견하다.

호준아, 널 만나게 될 첫 면회가 기다려진다.

그때는 만추의 가을이겠구나.

맑은 화천의 하늘 아래서 반갑게 만나자.

하루하루 건강하게 잘 지내라.

사랑하는 아들, 또 보자~~~

 

<2010.10.3. 아침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