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 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 보이는구나, 저만큼 떨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더욱 단단한 겨울 나무 이재무 시인 갖은 루머와 가십으로 힘든 일 겪고 난 잘 나가던 한 연예인이 시시비비 다 가리고 상황이 종료된 후 절실히 느낀 바가 있다고 토로했다. 모든 게 다 끝나고 나니 주위 사람들이 저절로 정리되더라며. 누구나 마찬가지겠지. 잎 무성한 푸른 여름엔 온갖 사람들이 모여들다가 시린 겨울이 오면 제 갈 길 찾아가는 것처럼. 외로워서 더욱 단단해진 나무가 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는 계절 겨울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