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때는 하루살이조차 버거웠던 적이 있었다.
도심에서 밀려나 벼랑 끝에 간신히 빌붙었던 삶
세월 좋아져 이젠 그 터가 명소가 되었다.
골목 끝에서 마주한 끝없는 바다
살아감이 비록 고달팠을지라도
태평양 한켠에 전망좋은 방을 차지한 복을
아무나 누리진 못하리.
망연히 그 바다를 바라보노라면
커다란 범선이 흰 파도를 가르며
내게 다가오는 착각이 든다.
한 시절 험한 날을 인고한 흰여울마을
이제사 편안히
바다를 앞마당으로 끼고 산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