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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월의 안부
정진숙
2020. 11. 29. 09:49
무심히 걷던 골목길
잊었던 내음이
코끝을 스친다
리어카에 가득 실린
새파란 가을 열무
뽀얀 솜털 파릇한 잎사귀에
찬 바람이 묻어있다
벌써 입동
어느 아낙의 부엌은
바쁘겠구나
겨울 채비로
마음 부산해질 나날들
또 계절이 바뀌고 있다
지는 낙엽을 바라볼 짬도 못내고
정신없이 이 가을을 보냈다.
시간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
내가 만드는 거라던데
바보 같이 계절을 놓치고 말았다.
가을과 겨울 사이
11월의 쓸쓸한 안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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