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각시 새각시 때
친정 나들이에서
돌아오는 길이었던가
어스름 깔리는 대문 앞
쭈삣쭈삣 맞아주던
대추 빛 주먹맨드라미
은행나무 샛노랑
치마 저고리 갈아입은
것만 보아도 와락
눈물이 쏟아질 것
같던 때
새각시 새각시 때.
ㅡㅡㅡㅡㅡ
설 쇠고 집으로 가는 길
친정 길 오가는 사이
세월은 언제 이리 흘러간 건지
코흘리개 동생들은
모두 반백이 넘었고
청청하시던 부모님은 어느새 팔순
봄은 다시 와도
지나간 날은 돌아오지 않고
시간은 또 저만치 달아나고
설 쇠고 집으로 가는 길
쓸쓸한 귀가 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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