흰구름 먹구름 / 딕 훼밀리

정진숙 2022. 2. 8. 08:39
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
만난 것도 인연인데 마지막으로 보는 당신

왜 이다지도 괴로울까
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말 한마디
구름처럼 흘러간 옛 이야기인가

넓고도 좁은 길 어이가라고
너 홀로 둥실둥실 떠나가려나

말해다오 말을 해다오
구름아 너의 갈 곳 어디

넓고도 좁은 길 어이가라고
너 홀로 둥실둥실 떠나가려나

말해다오 말을 해다오
구름아 너의 갈 곳 어디


딕 훼밀리의 노래 흰구름 먹구름이다.

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
소공동 옛날 다방에 앉아
그 노랠 듣던 그 순간은
온통 세상이 비애 자체로 보였다.

갓 스무살, 슬픔을 알기엔
참 이른 나이였는데도
그 아이와 나는 이 노랠 들으며
왜 그토록 슬펐던 걸까.

만남과 헤어짐의 슬픔을
너무 앞질러 공감했던 건 아닐지.

지나고보면
그처럼
어이 없는 시간도
추억이란 이름에 가끔은 아름답다.

그땐
너와 나 모두가
풋내기.
세상 모르고 어설펐던
그때의 모든 게
애틋하고 안타까울 뿐
그래서
더 아름다운 시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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