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파리 무성할 때는
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
하늘조차 스스로 가려
발 밑 어둡더니
서리 내려 잎 지고
바람 매 맞으며
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
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
보이는구나, 저만큼 떨어진 친구
이만큼 가까워진 이웃
외로워서 더욱 단단한 겨울 나무
이재무 시인 <겨울나무>
갖은 루머와 가십으로 힘든 일 겪고 난
잘 나가던 한 연예인이
시시비비 다 가리고 상황이 종료된 후
절실히 느낀 바가 있다고 토로했다.
모든 게 다 끝나고 나니
주위 사람들이 저절로 정리되더라며.
누구나 마찬가지겠지.
잎 무성한 푸른 여름엔
온갖 사람들이 모여들다가
시린 겨울이 오면
제 갈 길 찾아가는 것처럼.
외로워서 더욱 단단해진 나무가
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는 계절
겨울이다.
'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추석 / 김연식 (1) | 2023.09.27 |
---|---|
흰구름 먹구름 / 딕 훼밀리 (0) | 2022.02.08 |
세월이 가면 / 박인환 (0) | 2022.02.04 |
송년의 노래 / 홍수희 (0) | 2020.12.31 |
브라보 유어 라이프 (0) | 2020.10.12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