도망치듯이 달아난 가을을
아쉬워 할 겨를도 없이
12월이 불쑥 내곁에 다가왔습니다.
바라던 소망들은 어찌 되었는지
숱한 미련들만 두런거릴 시간이
이제 또 찾아오겠지요.
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.
또다시 꿈꾸게 됩니다.
내년에는 더 잘해볼 거라고
독백만 가득해지는 날에
시 한편 마음에 담습니다.
<12월의 독백 / 오광수>
남은 달력 한 장이
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
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
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였는데
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
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
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
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
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
돌려보면 아쉬운 필림만이 허공에 돌고
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
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
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
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
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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