풍경 그리고 사람들

가을 오일장에서

정진숙 2018. 10. 13. 08:49

 

 

가을 햇살 투명한 날

이름도 잊혀 지고 있는 오일장이 섰다.

 

내 부모님이 살고 계신 남양주

한해 수없이 다니는 이길이 오늘 따라 낯설다.

낯선 거리에 익숙한 사람들이 지나간다.

울 엄마 같이 허리구부정한 아주머니와

우리 아버지 같이 생긴 늙수그레한 아저씨와

내 남동생 같이 생긴 중년의 사내가

나의 가족의 모습을 빼닮은 그들이 장터를 오간다.

 

강고한 시절은 다 가고

조금씩 사위어 가는 이들의

어수룩해진 심신 위로

가을 햇살이 쏟아진다.

 

눈물이 난다.

이건 순전히 가을 햇살 때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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