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 햇살 투명한 날
이름도 잊혀 지고 있는 오일장이 섰다.
내 부모님이 살고 계신 남양주
한해 수없이 다니는 이길이 오늘 따라 낯설다.
낯선 거리에 익숙한 사람들이 지나간다.
울 엄마 같이 허리구부정한 아주머니와
우리 아버지 같이 생긴 늙수그레한 아저씨와
내 남동생 같이 생긴 중년의 사내가
나의 가족의 모습을 빼닮은 그들이 장터를 오간다.
강고한 시절은 다 가고
조금씩 사위어 가는 이들의
어수룩해진 심신 위로
가을 햇살이 쏟아진다.
눈물이 난다.
이건 순전히 가을 햇살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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