의문의 2패
나의 옛날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. 조금은 헐렁한 마음으로 떠나도 되련만 촘촘히 계획을 세우고 일정표를 짜고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. 그냥 편안히 나서도 괜찮을 텐데. 그럼에도 가야할 곳의 버스 노선과 소요시간, 사전 정보를 탐색하며 늘 하던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. 그러나 계획은 그 어떤 것이든 어긋날 수 있음이 전제된다. 12시 50분, 마침 점심시간이라 부산역에 도착하면 근처 밀면 맛 집을 가기로 맘먹었다. 역 광장 왼편 골목길을 걸어서 당도한 식당, 하필이면 휴일이었다. 첫 목적지부터 빗나가기 시작했다. 아침식사도 못하고 기운도 없는 터라 허탈해진다. 하는 수 없이 길 건너 초량 맛 집으로 목적지를 수정하고 범일동을 먼저 만나러 간다. 검색한 번호의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갔다. 버스 난간을..